Poetry

[펌]기도 - 이해인 수녀님 / 낭송 고은하 -

청암(靑岩) 2009. 7. 1. 07:00


       
      기도
                     - 이해인 수녀님  / 낭송 고은하 - 
     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
      당신을 부르게 해 주소서
      더 많은 이들을 위해
      당신을 떠나 보내야 했던
     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
      한 자루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
     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
      베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
      나도 당신 앞에
      겸허한 어둠으로 엎드리게 하소서
      죽음의 쓴 잔을 마셔
      죽음보다 강해진 사랑의 주인이여
      당신을 닮지 않고는
      내가 감히 사랑한다고
      뽐내지 말게 하소서
      당신을 사랑했기에
      더 깊이 절망했던 이들과 함께
      오늘은 돌무덤에 갇힌
      한 점 칙칙한 어둠이게 하소서
      빛이신 당신과 함께 잠들어
      당신과 함께 깨어날
      한 점 눈부신 어둠이게 하소서